아버지의 해방일지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었다.
책을 잘 안 읽는 편이다.
특히 소설은 꽤 오랫동안 안 읽었다. 읽어봤자 뻔한 지어낸 이야기보다 돈이 되는 투자나 주식, 심란한 마음 다스리는데 좋은 인문, 종교 서적을 집중적으로 읽었다. 먹고 살기 힘들어서 그랬는지 돈만 밝히며 책에 대한 편식도 있었던 것이다.
이런 때 Youtube에서 좋다는 얘기를 듣고 잡은 책이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 이다.

재밌었다.
빨치산이었던 부모님을 둔 주인공이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루는 3일간의 이야기가, 되게 심각할 수도 있는 내용인데도, 구수하고, 유쾌하며 빠르게 전개된다. 어찌보면 슬픈 주제지만 책을 읽는 내내 슬픔보다는 웃음이 더 많이 났다. 빵 터진 장면도 많았다. 3일의 장례식이 끝났을 때는 아버지와 주인공 모두 세상에 대한, 시대에 대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에서 해방되었고 그렇게 그들을 해방시킨 것은 결국 사람에 대한 따뜻한 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한 여름 마루에서 점심 드시다가 선풍기를 마당으로 던지셨던 , 불같이 엄하셨던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났다.
작가의 문체도 너무 좋았다.

* 줄거리는 앞으로 소설을 읽을 분의 재미를 위해 말을 아낀다.


소설을 읽고 나서 정지아 작가의 인터뷰 내용을 찾아봤다.

그(정지아 작가)는 “(나를 막아서는 것이) 부모와 사상의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 세상 때문이라 여겼는데, 제 욕망이 컸던 것”이라며 “모든 인생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에서 비롯된다. 그 욕심이 성장을 막았던 것”이라고 했다.

[아버지의 해방일지]의 정지아 작가 인터뷰 말미

모든 인생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에서 비롯되며, 그 욕심이 성장을 막았던 것 같다는 작가의 말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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