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식당 락스물 제공, 혐한 논란을 보며

최근 일본 식당 락스물 사건이 이슈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일본에 오래 살았고 지금도 일본 관련 일을 하고 있어 저에게는 특별히 관심이 갔습니다. 한국 사람을 극히 싫어해서 벌인, 소위 “혐한”에 의해 고의로 벌인 행동인지, 혹은 실수인지, 이것을 일본 네티즌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전해 드립니다. 제가 현장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사건을 수사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일본에 수 년 간 살았고 업무상 일본 사람, 일본 기업과 오래 일 한 개인적 견해임을 미리 밝힙니다.





사건의 개요

신문 기사를 보면, 지난 8월 말 한국인 부인이 일본인 남편과 일본 긴자의 미츠코시 백화점에 있는 “텐이치”라는 고급 텐뿌라 식당을 갔고, 목이 말라 물을 달라고 했더니 종업원이 물을 가져다 주었는데 이 물을 마신 부인이 물 맛이 이상하고 냄새가 난다고 하니 종업원은 그 컵을 가지고 주방으로 가고, 부인의 컵에서 염산 냄새를 맡은 일본인 남편이 그 종업원을 쫒아 주방으로 가서 부인에게 준 물이 표백제(락스)가 들어간 물 이었다는 것을 종업원으로부터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컵을 가지고 나와 지배인에게 물 냄새를 맡아 보라고 하고 경찰에 신고. 그 사이 목에 통증이 심해진 부인은 손가락을 입에 넣어 토하려고 하고 이를 본 종업원이 여기서 토하면 민폐니까 화장실로 가라고 합니다. 목에 통증이 심해진 부인은 결국 부인 응급실로 갔고 의사로부터 표백제에 포함되는 차아염소산나트륨의 오음에 의한 급성 중독이며 집중 치료 및 3~5일간 입원 관찰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습니다.

실수? 고의? 일본 식당, 한국 손님에 ‘표백제 물’제공…혐한 논란(경향)

사건의 전개

식당 측은 사건이 종업원이 표백제를 넣어 둔 텐쯔유(튀김 소스) 스테인리스 주전자와 물 주전자를 헷갈려서 발생한 것이며, 발생한 다음날에도 정상 영업을 하다가 사건 발생 2일 뒤 4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 다시 정상 영업 중입니다. 피해자 측은 당연히 분노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한국인 부인은 처음 식당에 들어갔을 때부터 의자를 빼주지 않는 등 종업원이 자신이 한국인임을 알고 불친절했으며, 표백제가 들어 있는 텐쯔유(튀김 소스) 스테인리스 물병과 일반 물병이 손잡이를 포함하여 확연히 달라 혼동하기 힘들다고 주장하며 고의로 그랬다고 여기고 있는 듯 합니다. 현재 텐이치 식당을 업무상 중과실 상해 등으로 신고, 현지 경찰은 고의성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 보도

한국의 대형 포털의 관련 기사 제목입니다.
제목 키워드가 “락스물”, “혐한”, “민폐”, “실수와 고의” 등 입니다.
일본 식당 락스물

일본 식당 락스물_2

텐뿌라(天ぷら/天麩羅)는 무엇인가?

이 사건을 살펴보기 전에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이며, 한국 사람들도 좋아하는 “텐뿌라”에 대해 잠시 알아 볼까요? 텐뿌라의 어원에 대해 몇 개의 설이 있습니다. 일본 무로마치 시대(1336~1573)에 포르투칼에서 총포와 함께 전래되었으며, 포르투칼어 Temporas / 카톨릭 사순 시기에 육식 대신에 야채와 생선에 밀가루를 입혀 튀긴 요리에서 시작되었다는 설과 포르투칼 음식 Tempero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 정설 입니다. 초기 텐뿌라는 당시 기름이 무척 귀했기 때문에 소수 지배 계급만 먹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랬던 텐뿌라가 서민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은 에도 시대(1603~ 1868) 입니다. 기름의 생산량이 늘어 나면서 서민의 Fast Food로 퍼지게 됩니다. 당시 같이 인기를 끈 것이 포장마차에서 서서 먹는 스시(초밥), 우나기(장어), 소바(메일국수) 입니다. 특히 당시 일본의 화폐였던 은화를 주조했던 긴자(Ginza, 銀座)가 유명했던 곳입니다.

에도시대가 끝나고 메이지 시대(1868~1912)에 걸쳐 텐뿌라 요리 전문점, 요정이 생기면서 에도(동경)의 고급 요리로 Positioning합니다.

문제의 식당, 텐이치는 어떤 곳인가?

텐뿌라 전문점 텐이치는 1930년 설립되어 정치, 비즈니스, 문화 거물들이 방문한 곳으로 유명해졌으며 일본 전역에 약 29곳의 점포가 있습니다. 아래 보면 클린턴 대통령도 다녀 갔네요. 이번 사건이 발생한 곳은 긴자미츠코시점으로 타베로그(식당 별점 평가)를 보면 3.05로, 제가 보기엔 나쁜 편 입니다. 4~5 점 사이 식당이 믿을 만 합니다.

일본 식당 락스물

일본식당 락스물

일본식당 락스물

 

일본식당 락스물

 

사건을 바라보는 일본 네티즌 반응

Yahoo Japan에 네티즌 반응은 “사고전부터 비상식적 접객”에 대한 소문이 있었다. “고의성을 의심 받는 다면 가게 접어야 한다. 식중독이 아니라 상해 사건으로 수사해야 한다. 텐이치가 좋았던 때는 25~26년전, 여기보다 Cost Performance 좋은 가게는 많다.”, “텐동 텐야가 훨씬 싸고 맛있다.”, “미츠코시도 맛이 갔구나”, “한국인이라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고 가계 운영, 종업원 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사람의 생명에 관련된 사고를 일으켜도 즉시 영업 재개, 그것을 허락하는 미츠코시, 리스크 관리가 안된다는 증거다.”, “고의냐 아니냐 말이 많은데 증거 인멸을 했다니 할 말이 없겠다.”, “학생 때 패밀리에서 일할 때 표백을 할 때는 한 개 한 개 씩 종이를 붙여 하고 반드시 평소 두는 곳에 두지 말라고 하던 선배가 생각난다.” 등입니다.

일본식당 락스물

일본 식당 락스물

일본식당 락스물

사건에 대한 필자의 생각

먼저 즐거운 마음으로 유명한 가계를 찾아 갔을 터인데 그런 일을 겪은 피해자 분을 생각하면 안타깝습니다. 저라도 분노했을 것입니다. 현장의 종업원(여성이라고 합니다.)이 실수로 그랬는지, 고의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 일본 가게 종업원들의 접객 콸리티가 점점 안 좋아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인구 감소로 인해 일본어가 잘 안되는 외국인(특히 동남아) 종업원을 많아 졌어요. 그리고 이런 구인난 때문인지 프랜차이즈들의 관리도 예전보다 안 좋아 진 것 같구요.

한편 한국 뉴스의 제목에 있는 “혐한”이라는 단어는 다분히 제목 장사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기자는 좀 더 자극적 단어를 써서 한국과 일본 국민을 이간질하고 싸움 붙이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제가 만난, 만나고 있는 대부분, 그리고 일본 여행을 다녀오신 분들의 대부분이 느끼셨듯이 일본 가게 / 일본 분들 친절합니다. (그러고 보니 오사카 와사비 테러도 있었군요.) 혹시 일본 여행 가시려고 생각하신다면 안심하고 다녀오세요. 저도 다음 달에 일본 출장 예정입니다.
*PS : 일본 내에서도 일본 국민의 대부분은 “혐한”에 대해서 대부분 싫어 합니다. 이걸 조장하는 정치인들은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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